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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의 삶

캐나다 취업 인터뷰 후기 — 영어가 부족해서 자료를 만들어 갔습니다

by 돌긁기 2026. 9. 12.

캐나다에서 첫 일자리를 얻은 인터뷰 기록입니다. 줌으로 40분, 사전 과제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영어가 부족한 상태에서 어떻게 대화를 끌고 갔는지 정리했습니다. 떨어진 줄 알았다가 연락을 받은 이야기도 함께 적었습니다.

캐나다 취업 인터뷰 후기 —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모습
이미지 출처: Unsplash

안녕하세요, 돌긁기입니다.

지난 글에서 10곳에 지원해서 인터뷰는 딱 한 번 잡혔다고 썼죠. → PGWP 받고 캐나다 취업하기 — 10곳 지원, 인터뷰 1번의 현실

오늘은 그 한 번의 인터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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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정리

  • 방식: 줌, 예정 50분 중 40분 사용
  • 참석자: 대표이사 포함 두 명
  • 차수: 1차로 종료
  • 지원자: 교수님이 추천한 세 명 중 두 명 채용

사전 과제: 피그마 파일 한 개

인터뷰 일주일 전에 회사에서 피그마 파일을 공유해 줬습니다. 앱 전체 페이지가 들어 있었고, 프로토타입과 디자인 시스템까지 포함된 실제 작업 파일이었어요.

요청받은 건 하나였습니다. 이걸 어떻게 개선하고 싶은지 말해 보라. 말로 답하면 되는 과제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선택을 했어요.

요청받지 않은 것을 만들어 갔습니다

피그마 파일을 따로 하나 만들었습니다. 안에 넣은 건 이렇습니다.

  • 파일 커버
  • 제 소개
  • 회사 분석
  • 경쟁사 분석 (업계에서 잘 알려진 두 곳)
  • 제가 디자이너라면 이 제품을 어떻게 고쳐나갈지

일주일을 이걸 만드는 데 썼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영어가 부족했거든요.

즉석에서 질문을 받고 영어로 답하는 자리에서 저는 불리합니다. 그렇다면 즉석 대화의 비중을 줄이면 됩니다. 제가 만든 자료를 제가 설명하는 시간으로 바꾸면, 준비한 내용을 제 속도로 말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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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인사를 나눈 뒤 바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제가 준비한 게 있는데, 보여드리면서 설명해도 될까요?"

화면을 공유하고 제가 만든 파일을 넘기면서 설명했습니다. 이 한마디로 자리의 성격이 바뀌었어요. 질문에 답하는 지원자가,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는 사람이 된 겁니다. 영어는 여전히 많이 막혔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못 했어요. 그래도 할 수 있는 말은 했습니다. 자료가 앞에 있으니 말이 막혀도 화면이 대신 설명해 줬거든요.

제가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준비한 발표가 끝나고 나서는 제가 질문을 많이 던졌습니다. 앱을 만드는 회사였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물었어요. 기억나는 질문 중 몇 가지 적어 보겠습니다.

  • 여러분이 생각하는 성공 지표는 무엇인가요
  • 타깃 사용자는 어떤 사람들인가요
  • 그 사용자를 어떻게 늘려갈 계획인가요

디자이너가 던지는 질문치고는 범위가 넓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질문들을 좋아하셨어요.

돌아보면 한국에서 세일즈 일을 했던 경험이 나온 것 같습니다. 제품을 화면 단위가 아니라 사업 단위로 보는 습관이 남아 있었던 거죠. 디자인이 매출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그 연결을 궁금해하는 디자이너와 아닌 디자이너는 다르게 보이나 봅니다.

이력서에서 뺐지만 일해 본 경험이 여기에서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시급은 묻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에서 시급 얘기는 꺼내지 않았어요. 지금 와서 보면 물어봤어도 됐을 것 같습니다.다행히 환율이 좋아서 결과적으로는 이득을 봤습니다. 미국 회사라 USD로 받거든요.

떨어진 줄 알았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주말 안에 연락을 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같이 지원한 친구가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아, 나는 안 됐구나 했습니다. 한 자리인 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금요일에 메일이 왔습니다. 저와도 함께 일하고 싶다고요. 이때 정말 놀랐는데, 교수님한테 바로 연락이 와서 자세한 건 곧 말해 주겠다고, 축하한다고 하셨어요. 너무 얼떨떨했어요. 이때 월드컵 보고 있었거든요. 

나중에 들은 뒷이야기

교수님을 통해 들은 이야기입니다. 제가 준비해 간 자료가 회사에서 예상한 수준보다 좋았다고 합니다. 칭찬을 많이 하셨대요. 재밌는 건 그다음입니다. 회사에서 저를 고용해도 되겠냐고 교수님과 오히려 상의를 했다는 거예요. 원래 뽑으려던 인원이 아니었던 거죠. 교수님이 무조건 뽑으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요청받은 것만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인터뷰 기회가 간절했기 때문에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거든요. 다른 인터뷰 참가자 두 명은 그냥 자료로만 인터뷰했어요. 전 근데 그냥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영어가 셋 중에 가장 부족했고, 말로 설명하면 안 될 걸 알았기 때문이고, 이 묘수가 먹힌 거죠. 

시작은 10시간짜리였습니다

바로 정식 업무를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10시간짜리 작은 프로젝트가 먼저였습니다. 그걸 마치고 나서 실제 업무로 넘어갔습니다. 솔직히 계약직이라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하루살이 인생이에요. 그래도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는 게 지금은 가장 중요합니다.

다시 한다면

영어를 더 준비하겠습니다. 자료로 판을 짠 건 잘한 선택이었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다 못 했어요. 저는 말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제 생각을 더 많이 전하고 싶었습니다. 자료는 방패였습니다. 방패가 있어서 버텼지만, 다음엔 방패 없이도 말하고 싶어요.

정리하면

  • 사전 과제는 요청받은 범위를 넘어서 준비하세요. 그게 차이를 만듭니다
  • 영어가 부족하면 자료로 주도권을 가져오세요. "준비한 게 있는데 보여드려도 될까요?"로 시작하면 됩니다
  • 회사에 질문을 많이 하세요. 회사를 공부하고 궁금 해 하세요! 어떤 질문이든 하는 게 좋습니다
  • 이전 경력이 분야가 달라도 인터뷰에서는 무기가 됩니다
  • 다른 지원자가 먼저 붙어도 끝난 게 아닙니다

다음 글에서는 캐나다에 살면서 미국 회사에 원격으로 일하는 구조에 대해 정리해볼게요.

2026년 9월 기준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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